
“어느 축제장이든 먹거리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한다. 우리 축제장도 먹거리로 많은 애를 먹었다. 마을 청년회 등 단체들이 나와서 음식을 조리하여 내놓는데 음식 맛이 영 아니었다. 국밥, 해물파전 등 내놓는 음식도 국내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특색없는 음식일 뿐이다. 명색이 외국인 몇만 명이 방문하는 축제장에 이들이 먹을 음식이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였다. 방법을 찾아내야 했다.
축제를 앞둔 3월에 광양 매화 축제장을 찾게 되었다. 화사하게 핀 매화 사이로 각설이 공연이 귀가 따갑니다. 각설이들의 흥에 따라 사람들의 엉덩이가 씰룩인다. 한쪽 어귀에 처음 보는 광경이 펼쳐져 있다. 다름 아닌 세계 각국의 인기 음식을 만들어 파는 푸드 차량들이 모여 있었던 것이다.
러시아의 샤슬릭이 숯불에 맛있게 구워지고 있다. 그 옆의 일본의 타코야끼, 독일의 소시지는 더욱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터키 전통 복장을 한 아이스크림 파는 아저씨의 익살스러움이 축제장에 넘쳐나고 있다.
신나는 음악 소리와 율동에 시선이 사로잡힌다. 라디오에서나 들었을 듯한 인디언 음악이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우리 축제에 규모를 키워서 하면 딱 제격일 것 같았다. 책임자를 찾았다. 만난 그 자리에서 다음 달에 개최되는 우리 축제에 와 줄 수 있느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한참을 생각하더니 다음 날 진도를 방문하여 현장을 보고 결정하겠단다.
다음 날 진도 방문한 책임자와 현장을 찾았다. 여러 공간을 둘러보았다. 마땅한 장소가 보였다. 우리는 이곳에 글로벌 존을 만들자고 의기투합하였다. 세계 음식뿐만 아니라 각국의 대표 민속공연을 볼 수 있는 공연도 함께 선보이기로 하였다. 이로써 글로벌 존을 구성할 수 있는 구상을 마치게 된다.
축제날이다.
글로벌 존에 첫날 이른 아침부터 인산인해를 이룬다.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과 군민들이 처음 보는 외국 유명한 음식에 흠뻑 빠져든다. 옆의 공연장에서는 극장이나 가야 볼 수 있던 세계 각국의 공연을 계속하여 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밤에도 신나는 EDM 올나잇 스탠드 쇼가 이어졌다.
축제장에 새로운 볼거리가 생겼다는 소문이 났다. 축제 내내 이곳은 문전성시를 누리게 된다. 글로벌 존에 세계 음식과 외국 공연만 있었던 게 아니다. 이곳은 축제 기간 외국인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었으며 외국인 밴드 공연, 장기 자랑들이 이어졌다.
다음 해부터는 모세의 기적 플래시몹, 글로벌 씨름대회가 추가되어 볼거리가 풍성해졌다. 지금은 전국의 많은 축제장에서 글로벌 존은 운영하고 있다. 초창기에 이룬 성과로 다른 시군에서 벤치마킹해 가는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운영하였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몇 년후 한성 백제문화제에서 펼쳐진 글로벌 존은 조금 다운그레이드 되었다.
10개 정도의 세계 각국의 음식 부스, 5~7개 정도의 공연, 인디언팀의 공연 정도로 구성되었다. 외국인 장기 자랑이나 밴드 공연은 없어졌고 EDM 파티도 할 수 없다. 글로벌 씨름대회는 펼쳐 보일 수가 없었다. 이유는 외국인 방문객을 모객할 수 없어서였다. 아마도 지자체에서는 외국인 모객이나 글로벌 존의 외국인 공연과 관련된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이후 팬데믹 상황은 글로벌 존을 축제의 콘텐츠로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현재의 글로벌 존은 이렇게 구성된다. 지자체에서 10개 정도의 부스를 제공하고 독립된 공간을 제공하면 글로벌 존은 8개 정도의 세계 각국의 음식을 제공하고 각 나라의 사람이 그 나라의 음식을 서빙해준다. 축제 기간 중 주말에는 여러 나라의 공연을 보여준다. 축제 기간 중 내내 인디언 팀이 공연을 보여준다. 그런데 지자체에서 외국인 모객에 대한 일정 정도의 비용을 부담하면 국내 거주 외국인의 축제장 방문을 담보할 수 있다. 또 공연에 대한 추가 비용을 부담하면 외국인 공연의 수준을 좀 더 담보할 수 있다.
글로벌 존은 축제를 주최하는 각 지자체의 야시장, 향토음식점, 푸드트럭으로 다 채울 수 없는 축제장의 음식 부족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또 버스킹으로 다 채우지 못한 축제 콘텐츠로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축제장 야시장 구석에서 펼쳐 보였던 인디언팀의 공연을 갖추어진 무대에 서게 함으로써 인디언 음악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또 국내 거주 외국인 공연팀의 부족한 무대를 제공해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