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박사칼럼] 무엇이 지역자원인가?

▲ 지역자원, 지역의 미래를 여는 열쇠
‘지역자원’이라는 말은 익숙하면서도 묘하게 정의하기 어렵다. 학자마다 조금씩 다른 개념을 말하고, 행정기관마다 쓰는 범위도 다르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자연·문화·역사·환경처럼 지역이 본래 가지고 있는 고유한 것들이 지역자원의 출발점이라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이 개념 자체가 아직 풍부하게 연구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복지 분야에서는 ‘지역사회자원’이라는 용어가 익숙하지만, 경제·관광·도시정책에서의 지역자원은 아직 여러 분야에 흩어져 있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지역상생, 지역활성화, 지역브랜딩 논의가 확산되면서 지역자원을 다시 바라보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각 지역의 ‘쓸 만한 것’을 찾고, 그것을 ‘가치 있는 것’으로 키우는 과정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 관광자원에서 지역자원으로
관광 분야에서는 오래전부터 지역자원을 자연관광자원과 인문관광자원으로 나누어 설명해 왔다. 산·하천·해양·삼림 같은 자연자원은 물론이고, 사찰·전통·민속·예술·유무형문화재처럼 인문적 요소도 관광자원의 중요한 축이다.
일본의 논의는 한층 더 체계적이다. 산자키 가쓰나리, 세키 미츠히로 등 다수 학자가 자연·산업·역사·문화·생활 등 지역이 가진 모든 요소를 폭넓게 지역자원으로 정의한다. 예를 들어 자연환경, 전통 공예, 농업·임업·수산업, 거리 경관, 먹거리, 생활문화, 심지어는 지역의 정서와 사람의 마음까지 - ‘지역에서 살아가는 인간 경험 전체’를 자원으로 보는 관점이다.
다무라 마사노리는 지역자원을 자연유산·역사유산·농축산·향토문화 네 가지로 분류하며, 향토문화 안에는 명소·전통·공예·기후·축제·특산물·온천·공방·박물관·식문화 등 거의 모든 문화적 경험이 포함된다고 정리했다. 
지역이 가진 요소를 최대한 넓게 바라봐야 한다는 메시지가 느껴진다.

 

▲ 일본 사례가 주는 힌트 - ‘자원을 발견하는 시선’
일본은 지역자원 발굴에 매우 적극적이다. 농림수산형, 산지기술형, 관광형 등으로 나누어 약 14,000개에 달하는 지역자원을 공식적으로 지정해 관리할 정도다. 예를 들어, 한 지역의 ‘우동 한 그릇’도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정서·농업·조리기술이 모여 만들어낸 복합 문화자원으로 본다.
한 지역의 온천은 관광자원이면서도 자연유산이며, 그 지역 사람들의 생활양식과도 연결된 생활자원이다.
이처럼 일본은 ‘지역이 가진 것’ 그 자체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그 의미를 경제적·문화적 가치로 확장하는 데 매우 능숙하다. 이는 도시재생 중심의 한국 지역개발 정책과는 시각 자체가 다르다.

 

▲ 한국이 주목해야 할 점 - 지역의 고유함을 찾는 것부터
국토교통부도 최근 지역활성화 사업을 추진하며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구례군의 ‘구례호 테마공원’, 청양군의 ‘알프스 하늘길’, 예산군의 ‘시장 활성화 소공원 조성사업’, 보령시의 ‘스포츠파크’ 같은 사례들이 소개된다.
이 사례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갖는다. 지역의 고유한 자연·경관·문화·산업 기반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산골 지형과 계곡을 활용한 체험형 공원  △호수·산책로·수변 경관을 연결한 관광 동선 △지역 축제와 연계된 전통시장 공간 재구성 △지역 청소년과 주민이 함께 쓰는 스포츠 인프라 즉, ‘없는 것을 억지로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원래 있던 것의 가치를 키우는’ 방식으로 지역자원을 활용하고 있다.
 

▲ 지역자원의 발견이 지역활성화의 시작이다
지역자원을 활용한 성공사례가 늘어날수록, 지역마다 자신이 가진 자원을 다시 들여다보는 흐름도 힘을 얻고 있다. 지역산품은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 지역의 매력은 무엇인지, 이를 어떻게 관광·산업·생활자원으로 확장할 수 있는지가 지역활성화의 핵심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다. 지역활성화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보다 ‘이미 있는 자원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지역의 자연, 산업, 역사, 문화, 생활양식 같은 고유한 자원이야말로 지역의 경쟁력을 만들고, 지역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도시는 재생만으로는 살아나지 않는다. 창의적인 시각으로 지역이 가진 고유한 자원을 재해석하고, 그 자원을 어떻게 연결하고 확장할지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

 

▲ 결국, 지역자원이란 ‘사람과 함께 살아 숨 쉬는 것’
지역자원이란 단순한 자원의 나열이 아니다. 그 지역의 사람들, 그 지역의 삶, 그 지역의 이야기가 모두 포함된다. ‘자연과 마주하는 사람,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만드는 모든 것이 지역자원이다.
지역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면 지역의 미래가 달라진다. 지역자원은 그 변화의 가장 강력한 단초가 될 수 있다.
 

작성 2025.12.01 11:06 수정 2025.12.01 11:06
Copyrights ⓒ 한국축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인광환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