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작가님의 업과 관련된 서사를 말씀해주세요.
서울대 국문과 졸업 후 제일기획에서 12년간 AE로 활동했습니다. 그 기간 중 2년 연속 최우수 AE 노미네이트와 국내외 광고상을 다수 수상했죠. 특히 숙명여대의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울어라, 암탉아! 시리즈)’ 캠페인은 대학 광고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후 을이 할 수 있는 것에 한계를 느껴서 2002년 KT&G 마케팅 기획부장으로 옮겨, 상상과 문화마케팅에 전력해 세계에서도 드문 문화마케팅 장르 개척자로 평을 받았습니다.
Q 작가님, 2004년 서태지와 함께한 KT&G 상상체험단에 말씀을 듣고 싶어요.
저와 회사를 바꾼 대 이벤트였죠. 개인이든 지자체든 이런 일을 한 번 벌여야 대전환을 맞게 됩니다. 좀 쫄리지만 말이죠(웃음). 저는 2004년에 6집 앨범을 들고 컴백한 혁신의 아이콘 서태지와 함께 스타디움 공연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했습니다.
여객선 두 척과 화물선에 800명의 참가자를 태우고 속초에서 출발해 동해를 거쳐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초유의 이벤트였죠. 블라디보스토크의 디나모 스타디움에서 15,000명이(스타디움 외부에서 무료로 본 인원까지 하면 3만 명 정도) 참가한 공연을 치러 시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기업의 ‘미친 짓’이 결국 한국 문화 지형도를 바꾼 셈입니다.
공연은 대성공이었는데 당시 이용했던 배 한 척인 희망호가 열악해 선상에서 문제가 생겨 언론으로부터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 “문화와 자본의 행복한 만남”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후 대학생 대상 강의 프로그램인 ‘마케팅 스쿨’과 ‘마케팅 리그’를 계획 운영하며, 온라인에 ‘상상마당’을 만들어 1년 만에 온라인 콘텐츠 사이트 중에 1위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사이트에 축적된 40만 개 콘텐츠를 더 확대하려고 홍대 앞에 한국 기업 중 최초의 문화복합공간인 상상마당을 만들어 운영했는데 이것이 모태가 되어 현재 KT&G는 논산, 춘천, 부산, 성수동에도 상상마당을 운영 중입니다.
이후에 ‘상콘(상상을 담는 콘테이너) 아카데미’를 만들어 북서울 본부에서 시험 운영했는데 이것이 본사에 전달되어 전국 단위로 상상 유니브가 만들어지고, 누적 대학생 회원 50만 명이 되었습니다. 커뮤니티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한 겁니다. 제 저서 ‘빅샷, 황인선의 마케팅 ALL’에는 이 두 개 마케팅 장르가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Q 작가님의 축제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2014년 회사를 그만두고 공부와 저술만 하다가 춘천마임축제 총감독 제안을 받고 처음 축제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사실 그 전에 문화마케팅을 하면서 여러 문화단체를 지원했었는데 그 인연으로 축제 감독들을 많이 알고 지냈습니다. 감독직을 3년 수행하면서 특히 도시 정체성 지원, 기업과 축제를 연결해서 재원 마련과 축제 공간 확장에 관심을 기울였고, 넥스트 축제에 대해서 구상도 많이 했습니다. 그때 인연으로 이후 곡성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김백기 감독) 운영위원장, 서울시 축제 평가와 심사 일을 이어서 했습니다. 본업은 아니었고요.
Q 이후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축제 감독을 그만둔 후에 서울혁신센터장을 2년 하면서 서울시 산하 대규모 공간 운영일을 맡는 경험을 했고 여기서 기후와 시민력, 사회 혁신 문제를 새롭게 접하게 되었습니다. 시장님 돌아가시고 코로나19가 오면서 센터장을 그만두고 화상솔루션회사인 구루미에 화상사회연구소장을 3년하는 동안 경희사이버대학교 문화창조대학원 겸임교수도 병행했습니다. 이어서 경동 나비엔 마케팅 수석 고문 등 3개 기업 고문을 2년 반 정도 했는데, 주로 기획 파트 직원들 마케팅 능력과 발상법을 올리는 작업에 집중했습니다.
‘기분좋은큐엑스’ 평가위원으로 향교/서원, 서울시 축제 평가, 길 위의 인문학 등 평가일과 ‘(사)그린 트러스트’, ‘(사)한국문화기획학교’ 사업 감사도 병행했습니다. 현재는 아침편지로 유명한 고도원님 아시죠? 그분이 충주에서 운영하는 ‘깊은산속옹달샘’ 자문위원 1호로 열심히 돕고 있습니다.
Q 그동안 작가님의 저서 활동에 말씀해주세요?
부장 시절에 처음 낸 책이 <헤라 마케팅>이고 이어서 <컬처 파워>, <꿈꾸는 독종> 등을 냈고 그 후 <빅샷, 황인선의 마케팅 ALL>, <황인선의 글쓰기 생각력>을 출간했고, 작년 9월에 그동안 제가 얻은 심득을 해석이란 프레임으로 풀어낸 <해석의 마법>을 출간했습니다. 이 책을 보면 세상은 실체가 아니라 해석인 경우가 훨씬 많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현재 ‘기후 행정, 기후 소득’ 관련해서 쓴 원고가 출간 대기 중이고 새롭게 쓰는 것은 요정들을 주인공으로 해서 기억과 기후 파괴를 테마로 한 문명·생태 판타지입니다. 900페이지 정도 분량이고요, 자뻑이긴 한데 너무 재밌어요.
Q 앞으로 축제 관련 활동에 계획이 있나요?
훌륭한 후배 감독님들이 많으니, 제가 앞으로 축제감독 할 일은 없을 겁니다(웃음). 계속 상상하는 작가로 살 겁니다. 다만 축제가 너무 많아졌는데 넥스트 축제에 대한 고민이 좀 약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Q 그러면 작가님이 생각하는 넥스트 축제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앞으로 지역 축제가 선도성/확산성(관계성)/유효타깃 실질 유입 등을 하려면 무엇보다 관심 가져야 할 아젠다가 ▲기후 위기 대응, ▲로컬 소멸 완화, ▲시민 회복력(resillience) 그리고 ▲AI와 로봇의 단계적 도입 네 가지인데 현재는 지역 상황에 매몰되다 보니 ‘버닝맨(Burning man)’, ‘사우스바이사우스’ 축제 같은 큰 시야의 축제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는 누구보다 지자체장들이 지역을 넘는 큰 담론을 생각해야 가능할 텐데요, 제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지역을 넘어서야 오히려 그 지역이 리더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커진다.”라는 역설입니다.
제가 만일 KT&G 문제와 담배 마케팅만 했다면 오늘날 한국에 문화마케팅, 커뮤니티 마케팅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고 또한 KT&G 평판의 차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겁니다. 크고 남다르게 두드려야 크고 남다르게 돌아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