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유관숙 감독님의 업과 관련된 서사를 말씀해주세요.
1997년부터 MICE산업에 발을 담갔으니 올해로 업력은 29년차가 됩니다. 내년이면 30년이 되니까 한분야에서 지치지 않고 (도망가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맞을까요? ^^)꾸준히 달려온 샘이지요.
오래전 이야기인데, 전 직장인 시공테크에서 전시 이벤트팀을 맡고 있을 때 운이 좋게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대표축제컨설팅단에서 공간연출전문가로 활동한 적이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대표축제를 글로벌 축제로 만들자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전문가들이 보령머드축제와 안동탈춤페스티벌 컨설팅을 했고 꽤나 의미 있는 성과를 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때가 2008년이었는데 그전까지는 제가 주로 특별전시 또는 파빌리온 설계 업무 위주로 활동하다가 축제에 발을 쑥 담그게 된 계기가 되었지요.
직장생활은 총13년정도 했는데 어느 순간 이정도 하면 프리 선언해도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은데…하는 확신이 들었어요.
겁도 없이 프리 선언하고 전시연출감독으로 활동을 시작했는데 한·아세안정상회의 녹색성장 홍보관 총괄, 스마트그리드 종합홍보관 감독, 2012여수세계박람회 이태리, 태국, 말레이시아 국가관 감독, 2017 아스타나 엑스포 ‘한-카 에너지 포럼’ 총감독, 2018평창동계올림픽 이태리 하우스 감독, 2021궁중문화축전 전시감독, 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 미디어아트 연출감독, 2022~2025지방시대엑스포 전시감독 등 지금까지 쓰임이 있는 것 보면 감독으로서 평은 나쁘지 않나 봅니다.
Q 아마 축제 혹은 박람회와는 인연은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의 가든스테이 쉴랑게일 것 같은데, 가든스테이 쉴랑게는 무엇인가요?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 60만평을 친환경 삼나무 캐빈에서 온전히 누리는 1박2일의 정원체험이 가든스테이 쉴랑게입니다. 호텔도 글램핑도 아닌 친환경 캐빈은 TV도 없고 욕조도 없고 두 명이 쓰기에도 다소 좁은 캐빈이지만 삼나무와 편백나무로 지어 은은한 자연의 향기와 개울가의 물소리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을 바라보는 여유를 오직 나만이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Q 가든스테이 쉴랑게는 방문객들에게 정원에서의 특별한 하룻밤을 제공하는 것이 포인트였다고 다들 말씀을 하시는데, 감독님께서 특별히 중점을 두었던 연출 포인트는 무엇이었나요?
짧은 준비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꼭 성공하고 크게 이슈를 만들어 보고 싶어서 사실 연출에 욕심을 많이 냈습니다. 연출포인트를 크게 5개로 잡고 추진했습니다.
1. 다양한 객실타입과 색상적용. 좁지도 넓지도 않은 실내지만 갖출 것은 다 갖춘 숙박시설을 만들되 기본형, 확장형, 무장애형 객실타입을 만들고 멀리서도 캐빈을 찾을 수 있도록 캐빈 지붕에 색상을 적용했습니다.
2. 35동 각기 다른 캐빈 인테리어 적용. 자연을 벗삼아 차분히 쉴 수 있는 내츄럴 컨셉, 연인을 위한 러블리 컨셉, 영유아를 위한 놀이방 컨셉, 우주여행 컨셉 등 35동 캐빈의 내부 인테리어를 모두 달리 했습니다.
3. 작가 작품 활용. 누구나 어디서든 구할 수 있는 조명이 아닌 작가 작품을 무드등으로 활용했습니다. 도자기에 한지를 접목한 작품을 활용했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4. 의미 있는 소품 활용. 35동 캐빈에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과 편견 없는 세상을 위해 발달장애인 에술단 ‘브릿지온 아르떼’ 작가의 회회 작품을 배치했습니다.
5. 인스타 감성에 소구.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인스타감성에 소구할 수 있는 멋진 컷들이 연출되었고. 가든스테이 쉴랑게는 SNS에 엄청난 화제거리가 되었습니다. 물론 마지막 화룡점정은 국가정원의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이 다 했지요.
Q 감독님을 대외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프로젝트가 문화체육관광부의 투어링 케이 사업 중에서 한국의 빛 - 진주 실크등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서사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세요.
진주실크등과의 만남은 2021년 궁중문화축전이 시작이었습니다. 경복궁 경회루 앞에 진주실크등을 터널형태로 최대한 길게 조성하고 화려한 실크등을 2000여개를 달아 놓았더니 축제의 모뉴먼트가 되어서 큰 인기를 끌었어요.
이후에도 지역문회박람회, 지방시대엑스포에서도 진주실크등이 꾸준히 주목을 받아서 브라질,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캐나다를 거쳐 미국 LA전시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투어링 케이-아츠’사업과 연계한, 한국의 빛-진주실크등 전시는 누적 관람객 31만1000여명을 기록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K-문화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어깨가 으쓱하죠.
Q 투어링 케이 프로젝트에서 감독님은 전통 소재를 현대적인 기법으로 공간 연출로 재해석하여 관람의 몰입감을 높였다는 연출력으로 호평을 받았는데, 혹시 공공 스토링텔링과 관련하여 축제를 새롭게 체험하는 연출 방식에 관심을 갖고 계신지? 있다면 짧게라도 상상력을 서술해주세요.
스토리텔링은 이해와 몰입을 위해 저도 모든 행사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오래도록 기억하고 되새길 수 있도록 하기위해 스토리텔링에 특별한 동작을 가미하거나, 체험 동선 자체를 스토리에 맞춰 경사로 또는 미로처럼 설계하기도 하고, 관람자의 시선 변화 자체를 스토리텔링에 반영하기도 합니다.
축제를 새롭게 체험하는 연출방식은 감독에게도 기획자에게도 늘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지요. 저는 시간과 공간의 가치에 대해 축제를 기획하는 사람들이 고민했으면 합니다. 행사든 축제든 제가 생각하는 가장 멋진 체험은 지금 여기에 온 관람객에게 ‘의미 있는 순간과 공간’을 제공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Q 개인적으로는 축제 공간 연출력의 변화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만, 우리나라 축제의 공간에 대해 생각해보신 적은 있나요? 혹시 바라시는 우리나라 축제 공간의 연출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축제 공간 구성과 연출이 늘 비슷비슷한 것이 가장 신경 쓰이기도 하고 아픈 손가락 같기도 합니다. 입구 아치, 가로등 배너, 현수막, 그래픽 패널, TFS TENT, MQ TENT, LED, 무대, 먹거리 장터, 판매 부스, 부스테이너 등등 모든 축제 현장에 가보면 공통으로 볼 수 있는 시설물과 환경장식물이 비슷비슷하니까요.
한정된 예산과 우천시 대책이라는 복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시설이지만 확실히 개선이 필요합니다. 가령 개막식 무대는 꼭 크고 화려 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저는 윙바디 몇대 붙여서 무대 만들면 안되나?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또한 공공이벤트에 ART GALLERY형 전시 도입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시주제를 나열식 전시가 아닌 지역을 대표하는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활용한 ART GALLERY형 전시로 연출하는 것은 제가 지방시대엑스포에서 다년간 파빌리온설계에 반영하고 있는데 정책박람회의 우수사레로 꼽히고 있습니다.
Q 앞으로 계획은요? 혹시 축제와 관련된 계획이 있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올해 어떤 축제와 박람회를 맡게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관심 갖고 있는 지역이 있어서 그 지역 축제를 한번 즐겨보고자 하는데 부안마실축제와 2026 Pre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입니다. 사부작사부작 걸으며 나를 위한 의미 있는 순간과 공간을 경험하고 오려합니다.
감독님의 축제 공간에 대한 연출력이 우리나라 축제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주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